성 명 서
공소시효 만료된 성폭력사건의 민사소송에서 생존자에게 승소판결을 한 재판부의 결정을 환영한다.
고소인 00는 피해자의 아버지로 지난 2005년 12월경 중학생이 된 두 딸이 TV에서 성폭력에 대한 다큐 내용을 보면서 오래 전 자신들이 겪었던 일이 성폭행임을 깨닫고 말하자 피해당시 집주인이었던 가해자를 상대로 2006년 1월에 고소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경찰조사 과정에서 현행법상 공소시효 7년이 경과하여 안타깝게도 형사소송을 할 수가 없어 2007년 1월 민사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2008년 1월 25일 광주지방법원 민사 재판부에서 가해자의 혐의를 인정하고 피해자의 손을 들어 손해배상 ‘승소판결’ 한 것을 적극 환영한다.
피해 당시 고소인 00의 두 딸 중 큰딸은 초등학교 1학년, 작은 딸은 취학 전으로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피해의 아픔을 가슴 속에 묻어둔 채 살아왔다. 사춘기 청소년이 되어 뒤늦게 자신이 당한 일이 성폭력이었음을 알고 도움을 요청한 아이들의 손을 들어준 재판부의 이번 판결은 실로 당연하다 하겠다.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가해자는 공소시효 만료라는 법적 테두리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자신의 범죄행위가 피해자인 두 자매와 그 가족에게 얼마나 아픈 상처였는지 깨닫지 못하고 회피하는 가해자들의 파렴치함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제 더 이상 공소시효 만료가 가해자에게 면죄부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독일과 미국은 미성년자 성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정지시키고 있다. 독일은 형법 제176조에서 강간·추행 죄의 경우 피해자가 만 18세에 달할 때까지 공소시효 진행이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미국 연방법은 미성년 성범죄 피해자가 25세가 될 때까지 공소시효를 정지시키고 있다. 이렇듯 미성년자 를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자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아동성폭력 피해자들은 어린 시절에 겪었던 피해로 인하여 감당하기 어려운 아픔으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성장하면서 그 행위에 대한 의미를 알게 되었을 때의 아이들은 또다시 치욕스러움으로 이중의 아픔을 경험하게 되나 그때는 이미 공소시효 경과로 법에 호소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또 다시 절망하게 된다. 그러므로 성폭력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는 폐지되어야 한다.
이번 판결은 그동안 수없이 좌절의 아픔을 겪었던 피해자들은 물론 뒤늦게 피해사실을 밝히려는 피해자들에게는 희망을 주는 소중한 판례로 기억될 것이다.
본 단체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성폭력을 가하고도 법의 심판을 교묘하게 피해 사건의 진실을 왜곡시키며 피해자와 그 가족의 인권을 짓밟는 가해자를 묵과했던 공소시효 폐지를 위해 적극 나설 것이다. 아울러 성폭력 가해자에게 응당한 법적 처벌을 하고 사건의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기 위해 쉼 없이 활동할 것이다.
2008년 1월 28일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광주여성민우회,광주여성의전화,광주여성장애인연대,전남여성장애인연대,광주여성노동자회,광주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전남여성농민연합,영광여성의전화,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아동성폭력피해가족모임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