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논평> 가정폭력 사건에 대한 성차별적 시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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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번호 | 172 | 등록일 | 2017-10-25 |
| 등록자 | 운영자 | 조회수 | 2183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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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사건에 대한 성차별적 시선]
아내와 다툼을 벌이던 남성이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구입하여 집에 뿌린 뒤 불이 나 아내와 딸을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 -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기소, 광주고법 형사1부 1심에 이어 무죄 선고
37년간 가정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이 당일에도 폭행을 당하는 상황에서 가해남편을 장식용 수석으로 내리쳐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 - 살인혐의로 기소, 춘천지법 형사2부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4년 선고
지난 22일, 광주고법 형사1부 재판부는 아내와 다투다 집에 불을 질러 아내와 딸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에게 1심에 이어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집에 불을 지르겠다는 의도보다는 아내에게 겁을 주려했던 것”으로 보이며, 가해남성이 라이터를 켜서 화재가 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집에 휘발유를 뿌리며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을 하고, 설령 불이 나서 사람이 죽는다 해도 죄가 되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이다. 방화 시도로 인해 피해여성과 자녀가 느꼈을 생명의 위협과 공포는 사소하게 치부됐다. 두 사람이 목숨을 잃었지만 재판부는 가해남성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변호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춘천지법 형사2부 재판부가 진행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수십 년간 남편의 폭력에 시달려오다가 사건 당일에도 벌어진 폭행 상황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껴 가해남편을 사망에 이르게 한 여성에게는 징역 4년이 선고되었다. 정당방위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다. "남편의 머리를 돌로 내리쳐 살해한 범행은 매우 잔혹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라는 게 재판부가 판시한 이유였다. 오랜 세월 지속된 피해여성에 대한 가해남편의 극심한 폭행과 위협이 사건 당일에도 그대로 자행됐음에도 여전히 법원은 가해남성의 관점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있다. 여성에 대한 남성의 통제와 지배가 폭력적인 방법으로 나타나는 것을 용인하는 한편, ‘감히’ 남성을 ‘살해’하는 여성에 대해서는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그간 가해남성의 극심한 폭행 끝에 피해여성이 살해된 사건들은 ‘살인’이 아닌 ‘폭행치사’ 혹은 ‘상해치사’의 결과가 됐다. 가해남성이 ‘술에 취하여’, ‘화가 나서’, ‘순간 격분하여’ 저질렀음이 감경사유로 ‘참작’되기까지 해왔다.
무참한 폭력과 살해 위협 속에서도 여성은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 동시에 여성에게 “왜 집을 나오지 않았느냐”라며 폭력을 피할 상반된 의무를 주문하는 사회. 설령 피해여성이 가해남성에 의해 살해된다 하더라도 이는 가해자 때문이 아닌, 떠나지 않은 여성들의 책임이 되는 사회. 가정폭력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이 그 성차별적 시선을 극명히 드러내는 정점에 있는 이유다.
* 관련기사 - 방화로 아내와 자녀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 판결보도 https://goo.gl/d2ZmsA - 가정폭력피해자에 의한 가해자 사망사건 판결보도 https://goo.gl/L6Pe5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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