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폭력 종식을 위한 새 정부의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기대한다

5월 10일, 새 정부가 출범했다.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분연히 일어나 20주에 걸쳐 광장에서 적폐 청산을 외친 천만 촛불의 염원이 이루어낸 결과다.

민주주의와 사회 정의를 향한 열망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조기 대선을 이끌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우리의 손으로 새롭게 뽑은 제19대 대통령을 맞이했다.

그렇기에 새 대통령에 거는 우리의 기대는 여느 때와도 다르며 또 절실하다.

새 대통령이 이끌어갈 정부는 그간 정치, 경제 등 우리 사회 전 부문에 걸쳐 켜켜이 누적되어온 부정부패와 폐단을 척결하여 민주주의가 살아 숨 쉬는 새 시대를 열 사명이 있다.

그 시대는 또한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 폭력이 없는 사회여야 할 것이다.

새 정부는 성별 정체성, 성적 지향, 장애, 나이, 혼인 및 가족형태, 인종, 출신국가 및 민족, 사회적 신분 등에 따른 차별과 배제, 억압의 정치 및 사회 체제를 종식시키고, 인권과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로 나아가길 원하는 촛불시민의 열망을 받아 안았음을 잊지 말라.

특히 우리 사회에서 뿌리 깊게 유지·강화되어온 성차별을 철폐하고 여성에 대한 폭력을 종식시키는 것은 더 이상 미뤄둘 수 없는 우선 국정과제다.

새 정부는 여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선 공약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책임을 다하라.

공약으로 내세운 ‘젠더폭력방지기본법(가칭)’ 제정, 가정폭력피해자 안전과 생존권 보장, 성매매여성 비범죄화 및 성착취 근절, 디지털성범죄·스토킹·데이트폭력 처벌강화, 폭력예방교육 내실화 등 여성폭력 근절을 위한 정책을 분명히 추진하고, 현실화하라.

여성폭력과 성차별이 만연한 우리 사회 민낯을 직시하고, 성평등을 향한 전사회적 패러다임 전환과 실질적 변화를 이끎으로써 ‘페미니스트 대통령’ 선언을 분명히 입증하라.

한국여성의전화는 여성폭력 근절 및 페미니즘 정치 실현을 열망하는 주권자들과 함께 새 정부의 행보를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