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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및 논평

<논평> 제대로 된 스토킹방지법, 지금 당장 필요하다
글번호 122 등록일 2016-10-19
등록자 운영자 조회수 232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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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스토킹방지법, 지금 당장 필요하다]

과연 우리 사회는 스토킹을 심각한 범죄행위로 인식하고 있는가. 스토킹에 시달리다가 피해여성이 살해되는 사건이 터질 때마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사회적 논의만 무성할 뿐, 인식과 제도의 변화는 제자리걸음이다. 스토킹 가해자의 대다수는 아는 사람으로 데이트 관계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다. 스토킹은 모든 생활영역에서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주변인의 삶을 위협하며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심각한 범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킹을 여전히 애정공세 정도로 “사적인, 사소한 문제”로 취급하는 사회, 고작 범칙금 8만원이라는 “경범죄”로 규율하는 국가의 외면과 방관 속에서 피해자가 살해되는 일들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4월 19일, 또 한명의 여성이 대낮에 아파트 주차장에서 스토킹 가해자에 의해 흉기에 수차례 찔러 무참히 살해되었다. 가해자는 피해자와 약 7개월여 동안 교제한 자로, 사귀는 기간에도 피해자에 대한 집착과 감시가 심했으며 피해자가 헤어지자고 한 후 계속 만남을 요구하며 스토킹을 해왔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집 근처를 배회하며 24시간 감시했고, 자살과 살해 위협, 사진이나 영상 유포 등의 협박을 하며 피해자를 옥죄었다. 가해자의 협박과 감시 속에서 피해자와 가족들의 하루하루는 언제든 닥칠 수 있는 폭력·살해 위험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피해자가 고인이 되어 버린 지금, 우리는 피해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다. 지난 6월 23일 첫 공판이 열렸고 가해자는 변호인을 대동하고 피고인으로 법정에 섰다. 피고인측은 사죄는커녕 스토킹과 협박행위를 전면 부인하며 관계회복을 위한 노력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신감정 신청을 통해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로 인한 우발적 행위였음을 주장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반복적인 스토킹과 협박으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일상을 짓밟았고 철저히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음에도 어떻게 그것을 ‘관계회복’을 위한 행위였다고,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할 수 있단 말인가. 한국여성의전화는 사단법인 두루(법무법인 지평의 공익 사단법인)와 함께 공익소송 지원을 통해 본 사건이 데이트폭력의 연장선에 있는, 스토킹에서 비롯된 여성살해 사건으로서 성인지적 관점에 입각해 제대로 다뤄질 수 있도록,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목소리가 재판과정에 적극 반영되어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갈 것이다.

본 사건의 피해자와 가족들은 가해자에게 두 달간이나 스토킹을 당하면서도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다. 이유는 가해자의 스토킹을 멈추기보다는 더 위험한 일이 벌어질 것 같았고, 무엇보다도 경찰이 보호해 줄 거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달라며 호소하고 있다. 스토킹 행위 중단을 위한 목소리에 응답하는 첫 걸음은 스토킹에 대한 강력한 사회적 개입을 위한 법을 만드는 일이다.

1999년부터 발의와 폐기를 반복해온 스토킹방지법, 더 이상 제정을 미뤄서는 안 된다. 제도적 공백 속에 스토킹이 살인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자유로운 생활형성을 침해’하는 반인권 범죄행위인 스토킹범죄에 대해 ‘형사처벌 원칙’을 분명히 하고, 성별화된 폭력이자 친밀한 관계에서 주요하게 발생하는 스토킹범죄의 특성을 반영하고 피해자의 권리에 입각한 내용으로 법을 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 스토킹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정 촉구 서명하러 가기
http://goo.gl/forms/sm8PSELnfCkXoymm2
* 관련기사 http://bit.ly/29fYQ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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