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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여성청소년정책관에게 바란다.
글번호 165 등록일 2009-02-27
등록자 운영자 조회수 288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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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여성청소년정책관에게 바란다.

임수정(광주여성의전화 사무국장)

여성청소년정책관을 개방형직위로 선출해야하는 이유는 여성청소년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데 있어 필요한 고도의 전문성 때문일 것이다. 계급제인 공무원제도에서 여성주의 시각으로 여성인권향상과보호, 성평등한 정책 등을 제대로 수립하고 시행할 수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로만 받아들인다면 정책관을 여성청소년전문가 중심으로 공개 채용하여 혁신적인 여성청소년정책을 시행하겠다는 의지는 칭찬할 만하다.

그런데 ‘여성청소년정책관 공모를 실시하면서 서류전형과 면접시험, 최종 합격자 발표 등 시험일정을 누락시켰을 뿐 아니라 시종일관 함구로 일관해 밀실 선발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 등 개방형직위로 전환한 의도를 의심케 하는 구설이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뿐인가. 전임 정책관에 이어 신임 정책관 역시 언론사 기자 출신이다. 전임 정책관이건 신임 정책관이건 여성청소년정책의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전문가 공개채용의 의도가 심히 의심스러울 뿐 만 아니라 정체상태인 여성정책이 제대로 실현될지 염려된다.

신임 정책관이 이런 염려와 구설을 잠식시키는 길은 서열에 따른 승진이 아닌 공개채용을 통해 정책관으로 입성한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다. 주변의 눈치나 공무원사회의 관례에 적응하려하기보다 기자정신을 발휘한 과감한 개혁시도만이 이런저런 구설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일 것이다. 신임 정책관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몇 가지 제안한다.

먼저, 여성청소년정책관은 성평등 의식 확산의 전도사가 되어야한다. 이론으로만 떠벌이는 성평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사회의 주류층인 남성들, 그중에서도 공무원의 대다수가 여성폭력문제와 성평등 실현을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지 않는 한 성차별없는 평등한 사회는 꿈에 불과하다. 성주류화 역시 말뿐이다. 광주시청의 4급(과장) 공무원은 총64명. 그중 4급 이상 여성 공직자는 대략 4명인데, 그중 일반직 공무원은 1명뿐이고 연구직1명, 별정직1명이다. 여성청소년정책관은 계약직이다. 이보다 더 명백한 여성정책의 부재, 말뿐인 성주류화의 증거는 없다.

두 번째로 여성청소년정책관은 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일례로, 우리가 현장에서 함께하는 이주여성들은 우리나라 가족법, 노동법 등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 한다. 취업교육에 있어서도 모국어 교육, 모국의 자녀교육과 우리의 자녀교육을 비교하고 다른 점은 배우고 싶어 하며, 나라별로 다른 성(性)의식을 배우고 싶어 한다. 한국어교육, 한국문화 적응 등은 당사자들의 욕구를 함께 해결해나가는 수단이지 그것이 전부여서는 안 되는 것이다. 통합이나 적응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면 방법이 보인다. 지원이라는 미명아래 그들을 돈으로 길들이고 있는 정책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고 제대로 된 방향을 잡아야한다.

마지막으로 여성정책개발을 위한 전문기관을 양성하길 바란다. 그 방안의 하나로 여성발전센터의 개혁을 제안한다. 여성발전센터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은 대학의 평생교육원, 민간단체 등에서 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과 큰 차이가 없다. 여성발전센터에서 해야 할 일은 여성정책개발을 위한 연구소 역할이다. 광주지역 여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하고 다각적인 방향의 연구와 정책개발 그리고 개발된 여성정책의 실현 추구 등이다. 그래야 그 많은 인력투자와 세금이 아깝지 않을 것 아닌가.

사실, 이 요구들은 여성청소년정책관 한 사람이 해결하기에는 무리다. 그러나 길면 3년 임기의 정책관 자리, 막말로 공무원사회 맛이나 보겠다는 생각으로 공채에 응한 것이 아니라면 공무원 의식개혁의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는 주역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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